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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도서

[레디 플레이어 원] 세 시대, 네 공간의 공존

eJungHyun 2015. 12. 5.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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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 플레이어 원
국내도서
저자 : 어니스트 클라인(Ernest Cline) / 전정순역
출판 : 에이콘출판사 201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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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책 선물을 받았다.

에이콘에서 출간한 소설책. 에이콘은 IT 전문 서적들을 주로 출간하고 간간히 독특한 책들을 출간했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엔 소설책이다. 


레디 플레이어 원.

게임 꽤나 해봤다고 생각했던 나였지만, 제목을 보고 바로 알아채지 못했다.

오히려 책 제목이 왜 이리 난해한가 라고 생각했었다.

이 책에 대한 내 첫인상은 그랬다.


게다가 지은이 소개를 좀 보라.

"석요리 전문 조리사. 생선 해체 작업자. 혈장 기증자, 비디오가게 우수점원, 기술지원 상담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언제나 대중문화에 미쳐 있는 시간이 압도적으로 만았다. 급기야 전도유망한 경력을 때려치우고, 구슬 예술가와 시나리오 작가로 전업해 본격적으로 대중문화에 대한 열정을 표현하기에 이른다. 그가 시나리오를 쓴 2009년 영화 [팬보이즈]는 스스로 놀랄 정도의 컬트 현상이 일었다. 현재는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아내와 딸,그리고 수많은 고전 비디오게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이 책은 그의 첫 번째 소설이다"

직업 비하가 아니라,, 전도유망한 경력이라기에는 뭔가 헛웃음이 나온다.

소개가 독특해서 내용이 도대체 어떠려나 기대가 되더라.

확실히 이 작가 소개가 관심을 끄는데 큰 역할을 했다.



Ready Player One 가 뭐야?


Ready 

▶ Player 1

▶ Player 2


가 오히려 좀 더 익숙할 것 같다.

의미를 알아채고 나서야, 아... 하고 탄식이 나왔다.

이걸 몰랐다니. 

책의 구성도 게임 진행처럼 레벨로 표시되어 있다. 


2044년 어느 날, 주인공이 마주한 현실. 

내용은 가볍게 주인공의 현실 세계 소개로 시작한다.

그리고 갑작스럽게 찾아온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는 기회.

어찌보면 진부해 보일지 모르는 사건들을 작가는 특유의 상황 묘사와 지독히도 현실감이 느껴지는 상황 설정으로 커버한다. 헬조선 헬조선 하더니, 정말 헬조선의 미래 2044년이면 이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했다.


2044년 묘사에서 가장 큰 특징은 온 세상을 사로잡은 [오아시스]라는 가상현실이다. 이 현실 속에서 불가능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아시스] 개발자 아노락의 철학이 고스란히 담긴 어마어마한 가상 현실은 그 시대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또다른 사회다. 2015년에는 겪을 수 없지만, 부단히 연구하고 있고 언젠가는 가능할 것 같은 기술들을 활용해 무엇이든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그런데 뭐랄까 장을 거듭하여 읽을 수록, [오아시스]라는 곳은 일종의 평행 사회 개념으로 느껴지는 또 하나의 공간이었다.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며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과 대다수의 사회로부터 격리된 사람들. 마땅한 일자리도 없고 공평한 교육과 의료 혜택의 기회도 박탈당한 사람들. 비뚤어진 시각으로 인해 모든 사회 문제의 책임으로 간주 당해 세상의 짐을 떠안고 고통받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위안을 얻고 현실에서 할 수 없는 모든 것들에 대한 최소한의 기회를 얻어 경험할 수 있는 공간.

바로 그 공간이 [오아시스]다. 

뭔가 씁쓸하다. 내가 항상 꿈꾸는 Serious Game 분야 개발은, 무언가 결핍된 사람들이 꼭 있어야만 의미가 있는 것일까.

 

2044년 어느날. 아노락은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 초대장을 보낸다.

[오아시스] 속에 숨겨진 3개의 열쇠를 찾는 것. 바로 '이스터 에그' 3개를 찾는 것이다.

이 책의 핵심은 바로 이 3개의 열쇠를 찾는 과정에 있다.

1980년대 유행했던 수 많은 영화, 음악, 게임, 사건 등을 생생한 묘사로 느낄 수 있다.

그리고 가상 현실 속이기에 가능한 다양한 게임 효과들이 재미를 더한다.

순간 순간 예상치 못한 순간에 튀어나오는 에피소드도 일품이지만 소설 후반부의 반전 여운이 오래도록 남았다.


1980년대. 2015년. 2044년.

각 시대와 각 공간들. 그리고 오아시스.


이렇게 세 시대와, 네 공간을 책 한권에서 느낄 수 있다.

어니스트 클라인이 펼쳐낸 이야기에 나의 상상이 더해지니 피로한 일상에 휴식이 되었다.




덤으로 한가지 여담을..

'이스터 에그' 하니 올 초에 떠들썩 했던 사건이 하나 떠오른다.

LILITH GAMES 이스터에그 사건. 도탑 전기 이스터에그 사건하면 알만한 사람은 다 알 것이다.

퇴사하면서 코드 통째로 들고 나가 몇 달 후에 바로 다른 지역에서 런칭했던 그 사건. 

아무리봐도 똑같은데, 아니라고 우겼지만 한 개발자가 게임 내에 몰래 숨겨둔 이스터 에그 때문에 들통났다.



재미로 시작한 '이스터 에그'가 이런식으로 사용되기도 하는구나.

여하튼 게임 개발자들은 어딘가 독특한 구석이 있기는 한 것 같다.

음.





참고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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