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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잡기/스몰웨딩

[스몰웨딩] 결혼 소식 알리기. 그리고 감사한 사람들

eJungHyun 2017. 3. 30.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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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신랑과 대략적인 이야기를 마쳤으니, 다음은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기로 했다.

알림의 순서는 직계 가족부터 가까운 친구들로 조금씩 이야기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엄마


엄마에게 결혼을 하고자 하는 날짜를 이야기 하고, 내가 원하는 결혼식에 대해 이야기 했다. 

혹시 이전 포스팅부터 쭉 읽었다면, 내가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조금은 짐작 하시리라. 

나는 부모님께 허락을 구하기 보다는, 내가 원하는 것을 이야기 하고 설득을 하는 편이다. 

만약, 설득이 되지 않는다면? 

보통은 설득을 포기 하고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한다. ^^;;;;



그렇다 보니, 어릴 때부터 어떤 일을 하든 통보를 하거나 

아예 아무 말도 안하고 내 맘대로 하는 식의 불효(?)를 꽤 저지르곤 했다.


이번에는, 결혼식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엄마가 나의 결혼식에 대해 원하는 방향이 있는지 물었으나 

역시나 나의 엄마는 언제나 처럼 

"네가 원하는대로 해라." 

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몇 주가 지나고 나서는, "내가 초대할 수 있는 인원이 몇 명인지 정해서 알려달라"고 말씀하셨다.

나중에 또 언급을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이번 포스팅에서 잠시 거론을 하자면 나의 어머니는 어머니의 직계가족 세 분을 초대 하셨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무조건 지지해 주시는 엄마.

내 맘대로 결혼식을 준비하도록 아무 말 없이 지켜봐 주신 엄마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다.




지인들


다음으론 가까운 지인과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꺼냈다.

물론, 이 지인과 친구들은 오랫동안 고민을 하고 예비 신랑과 대화를 통해 어렵게 초대하기로 한 분들이다.

평소 처럼 만나서 차 마시고 수다를 떨다가 갑자기

"나.. 결혼 하려고." 

라는 말을 꺼냈을 때, 그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

내가 이렇게 빨리 결혼할 줄 몰랐다며 놀라기도, 울면서 진심으로 축하해 주기도, 허전 하다며 한동안 말없이 멍하니 있기도 하던 그들.

내가 아무 짓이나 해도 믿고 지지해 줄 든든한 사람들.


뭐. 실제로 초대하려고 마음 먹은 사람은 좀 더 있었지만, 일단 아주 가까운 친구들에게 먼저 결혼 사실을 알렸다.

왜?

처음 하는(?) 결혼식이다 보니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 했기에, 친구들의 조언이 필요했다.


몇 몇 사람과 결혼식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솔직히 이야기 하자면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 하면서 정리가 되기 보다는 오히려 더 복잡해졌다.

왜 더 마음이 복잡해지고 정리가 잘 되지 않을까.. 하고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 이유는 내가 하고자 하는 결혼식의 형태가 일반적 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내 주변에 먼저 결혼한 친구들은 모두 대한민국에서 웨딩 프로세스로 알려진 대로 거의 모든 절차를 밟아 결혼식을 치루었다.

그러다 보니, 그들의 경험이 내게는 도움이 되기 보다 또다시 결혼식에 대한 거부감을 키워갈 뿐이었다.

게다가 "왜, 이건 안해?" 혹은 "인생에 한번 뿐인데, 당연히 이런건 해야지" 등의 뉘앙스로 대화가 흘러갈 때면

이질감과 더불어 알 수 없는 분노가 샘솟았다.



나는 나를 매우 사랑하는 사람인지라! 

결국 내 이야기를 "오냐~ 오냐~" 하고 잘 들어주고 마음의 위안을 주는 친구들과의 대화에 정착했다.

여러 차례 대화를 하던 중 친구를 통해 한 웨딩 플래너를 소개 받았다.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 하기 전에, 몇 명의 플래너 혹은 스몰 웨딩 컨설턴트? 들과 통화를 해보았기에, 

나는 이미 플래너라는 직업에 대한 신뢰가 거의 바닥을 치고 있었다.

친구의 소개니 속는 셈 치고 한번 연락해 본 이 플래너가 내게 얼마나 큰 선물 이였는지 모른다.


나는 예비 신랑과 협의를 해, 내 지인들 중 축가 1명, 축사 1명을 할당(?) 했다.

참고로 이야기 하자면, 그는 그의 지인들 중 축사 1명, 건배사 1명을 할당(?) 했다.

축사는 나와 가장 오랜 기간 알고 지낸 17년지기 친구에게,

축가는 나의 대학시절을 신나게 그리고 든든하게 채워 준 친구에게 부탁을 했다.


우리는 결혼식 날 택시를 이용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결혼식 당일은 아무래도 정신 없이 흘러갈 것 이라며, 

아침 7시 반부터 (아마 그 친구들은 거의 새벽 6시 전부터 일어나 준비를 했을꺼다.) 신랑&신부 에스코트를 해준 친구들.

소중한 시간을 쪼개어 결혼식에 참석해 준 것만으로도 감사한데, 

선뜻 무엇이든 해주겠다고 한 모든 사람들에게 너무 너무 감사하다.



신랑

 

뭐니 뭐니 해도 가장 감사한 사람은 내 신랑.

"결혼의 당사자는 우리 둘이니, 다른 사람들의 조언이나 기존 결혼 프로세스를 참고하지 않고 

모든 것을 우리 둘이 이야기 한 내용으로만 결정하겠다."

이 생각으로 우리는 정말 많은 시간 동안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생각해 보면, 회사 일 때문이기도 하지만 거의 마지막 한 달은 아무 것도 안하고 멍하게 시간을 보낸 것 같다.

6개월 이라는 시간은.. 신나서 설치던 나도 지쳐 나가 떨어질 정도였는데, 

끝까지 나와 템포를 맞춰주고 즐겁게 준비를 해준 신랑에게 감사하다.

 

 

 

 

플래너


위 사진은 펌 사진이다. 처음 웨딩 플래너. 라는 말에 나는 엄청 큰 기대를 했었다. 

원하는 것을 이야기 하면 딱딱 알아서 다 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참 순진한 생각이었다.

친구를 통해 소개받은 임선민 웨딩 플래너님. 사실 이 분에 대한 나의 감정은 크게 한 번 변화의 굴곡이 있었다.

처음에는 짜증이었다. 그 이유는, 이 분 또한 내 스타일을 전혀 모르고 계셨기 때문이다. 


몇 명의 플래너에게 연락을 해본 경험이 있는 예비 신부들이 조금은 공감할지도 모르겠다.

일단, 플래너와 연락이 닿으면 제일 먼저 묻는 질문이

"예산이 어떻게 되시나요?" 이다. 예산을 이야기 하지 않으면 아예 다음 이야기를 진행하지 조차 않는다.

맞다. 어쩌면 이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인지 모른다.

그런데, 뭘 어떻게 진행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얼마의 예산이 필요할지, 

내가 얼마를 조달할 수 있을지 어떻게 명확히 알 수 있다는 말인가?

그리고 나는 우리의 결혼식이 뭔가 "돈" 이라는 가치 하나로 모든 것이 결정되어 버리는 것 같은 이 느낌이 너무너무 싫었다.


소위 말하는 멘붕이 왔다.

나는 예비 부부가 원하는 결혼식의 형태를 기준으로 전달을 하면, 

플래너가 가능한 업체 목록과 금액을 정리를 해서 예비 부부에게 안내를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금액을 먼저 따지고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은, 오로지 플래너 혹은 업체 편의를 위한 것이다.

너의 식장은 100만원짜리구나. 너의 메이크업은 30만원짜리구나. 

그정도 금액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업체는 여기, 여기 뿐이야. 

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런식의 대화는 정말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초반에 약 2주 정도는, 이 플래너에게 내가 원하는 것을 전달하고 완벽하게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일단 식장을 알아보는 문제부터 플래너에게 부탁을 하기로 했다.

40명 이내의 소규모 웨딩. 집에서 하는 것 처럼 아늑한 곳. 

음식이 아주 맛있거나 그게 아니라면 출장 케이터링을 할 수 있는 곳.

나는 플래너에게 이렇게 요구사항을 전했고, 2 곳을 추천 받아서 상담 예약을 잡았다.

그리고 그 중에 한 곳과 계약을 했다.

이 때부터 플래너에 대한 호감도가 급격하게 상승했다.


6개월 내에 플래너를 통해 나는 식장, 본식 헤어&메이크업, 허니문 여행사를 추천 받았다.

끊임 없이 나의 생각과 플래너의 생각 수준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고, 

명확한 의견 전달, 빠른 피드백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중간 중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론적으로는 모두 만족하는 선택이었다.

이제사 말이지만, 무엇을 어떻게 할지 본인의 생각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에는, 

스몰웨딩 보다는 전형적인 결혼식이 더 나을 것 같다.


임선민 플래너님은 나의 지랄 맞은 성격을 모두 대응해 주고, 연결해 준 업체에서 문제가 생길 때마다 즉각 대응을 해주었다.

다 차치하고, 식장을 소개해준 것 하나 만으로도 나는 이 분을 업고 뛰어 다니고 싶다. 참 감사하다.



식장 디렉터


나는 아파트먼트99 라는 곳에서 결혼식을 했다. 

이 곳의 안** 디렉터님은 나의 결혼식이 마치 본인의 결혼식인 것 처럼 정성을 다해 주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결혼식 구성을 어떻게 할지, 누구를 초대해서 자리를 어떻게 배치 할지, 

어떤 음식을 어떻게 제공할지.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아직 뚜렷하게 정리가 되지 않았던 내게 실질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계약 전, 계약 당일, 결혼식 전 사전 미팅을 포함해 총 3번의 만남이 있었다.

매번 만날 때 마다 점점 결혼식 내용이 정리가 되었다.

그리고, 미팅 내용을 꼼꼼하게 정리해 보내주고 잊지 않도록 알림을 해주는 세심함이 있어 도움이 되었다.

안재희 디렉터님과 대화를 하는 것만으로도 정말 나만의 특별한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들떴다.

감사하다.



쉐프&스탭


사실, 쉐프님과 스탭들의 얼굴이 일일이 다 기억 나지는 않는다.

다만, 내게 남은 기억은. 결혼식 당일날, 모든 것이 편하도록. 

우리 부부 뿐만 아니라 참석한 사람들을 섬세하게 배려해 준 이 분들이 아니었다면, 

우리만의 특별한 결혼식을 만들겠다는 우리의 바람을 충족시키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리고! 요리가 정말 일품이었다. 

식장에 도착한 순간부터 사람들이 기다리면서 출출하지 않도록 핑거 푸드를 제공하고, 

부족하지 않도록 항상 채워주신 모든 음식에는 정성이 느껴졌다.

다들 연신 맛있다면서 더 시켜 먹는 모습을 보니 마치 내가 한 요리를 대접한 것 처럼 뿌듯했다.

참 감사하다.



스냅 촬영 작가


나는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찍는 것도 찍히는 것도 모두 좋아하는 나는, 사진에 대한 호불호가 확실하다.

색감이나 구도, 인물들의 표정이나 얼굴형태, 피부 등을 보정하는 사진을 특히 싫어한다.

자연스럽게 표정이 들어난 인물 사진. 깎아 내리는 듯한 구도의 건물이나 풍경 사진. 이런 것을 좋아하는데, 

결혼식 스냅 작가 분의 사진 색감과 구도는, 내 맘에 쏙 들었다.

무엇보다도 최대한 우리 부부가 편하도록 배려하며 찍는 작가분의 마음에 감동했다.

소중한 순간을 놓치지 않고 담아준 작가님께 감사하다.




그 외에도 감사한 사람들이 많다.

예물을 정성껏 잘 마련해 주신 종로3가 귀금속백화점 현대&대보 사장님(?). 

본식 메이크업을 해주셨던 에이컨셉 지나 실장님.

허니문 시몽 여행사 김** 부장님.

칸쿤 현지 여행사 바다투어의 Mia 매니저.


작은 결혼식에..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다니 나는 참 복받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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