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하루

오늘이 내게 남은 단 하루인 것 처럼

리뷰/도서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eJungHyun 2015. 2. 13.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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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저자
하야마 아마리 지음
출판사
예담 | 2012-07-20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혼자만의 생일 그리고 바닥에 떨어져 버린 딸기케이크… 먼지 범...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서른 번 째 생일을 약 50일 남겨 둔 이 시점에서, 어찌 이 책을 읽게 되었는지 우연이 참 기묘하다.

곧 이 세상에 태어나 정직원으로 일을하게 된지도 만 5년이된다.

방황하는 20대. 아니 방황하는 10대?

거의 20년을 방황하고 있는 것 같은 나의 과거를 돌이켜 보며 "나머지" 인생을 살고 있는 아마리의 하루하루가 애처롭게 느껴졌다.


나의 좌우명이랄까, 인생관이랄까. 

그것은 두 가지다. 

  • 딱 하루
  • 무한 긍정. 이 순간을 즐기자. 

첫 번째, [딱 하루]는 중학교 때부터 핸드폰 맨 첫줄에 적어놓았을 만큼 내게 중요한 가치다. 오늘이 내게 남은 마지막 딱 하루인 것처럼 살자라는 의미에서 내 마음 속에 새겨 놓았다.
두 번째, 이 순간을 즐기자. 이것은 무엇을 선택하든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면, 판단의 기준이 "즐거운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것이다. 
이 두 가지 가치를 가지고 20년을 살아오면서, 행복했던 적도 그렇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아마리가 생을 마감하기로 결심한 그 날, 그날은 참혹했다. 

당장 세상에서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누구도 아쉬워 하지 않을 것 같던 그런 마음 속에서도. 

아마리는 생각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리고 눈물을 흘렸다. 


나이가 든다는 것. 그것이 바로 저런 것이 아닐까. 지키고 싶은 것이 생긴다는 것. 무언가 두려워진다는 것. 

그런 두려움을 지니고서도 아마리는 죽음을 선택했다. 

그리고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그전까지 한번도 느껴본 적 없을만큼 가장 삶에 대한 애착을 느끼며 열심히. 

그녀는 다가올 서른 번째 생일을 향해 쉬지 않고 달린다.

아주 맹렬히 죽음을 준비한다.


어찌보면 참 진부한 이야기다. 

"죽을 각오로 살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라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읽으면 읽을수록 "죽을 각오로 살아라" 보다, 내가 살고 싶었던 삶 [딱하루. 행복하게.]가 더 떠올랐다. 

나는 오늘 하루를 즐기고 있는가.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진심을 다하고 있는가. 


이 책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는 듯 하다.

오랜만에 가슴이 뛰었고, 다가올 나의 서른 번째 생일을 좀 더 의미있게 보내고 싶은 의지가 생겼다. 

감사하다.


다만, 마지막에 아마리가 거둔 성공? 행복이라는 것이
  • 남들이 다 알아주는 좋은 곳에 취직했다는 것
  • 높은 연봉을 받게 되었다는 것
  • 정직원이 되어 안정적인 삶을 꾸리게 되었다는 것
이런 점들이 성공의 지표가 된다는 것이 아쉬웠다.

좀 더 스스로를 돌아보고 행복의 의미를 다른 면에서 부각시킬 수도 있었지 않을까.

그 점이 좀 아쉽다. 아니 많이.




몇 가지 기억에 남는 문장들을 적어 본다.

"삶의 목적을 알고 있는 미나코는 방향을 잃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발걸음이 너무 더디다고 했다. 반대로 나는 눈앞의 목표는 너무도 선명하지만 삶의 목적을 모르기 때문에 라스베이거스 이후의 시간을 상상할 수 없다. 아무래도 인생이란 바다는 목적이나 목표 하나만으로는 불완전한 항해를 할 수 밖에 없는 모양이다." 


"요즘 여자애들은 거른만 넘으면 나이 들었다고 한숨을 푹푹쉰다며? 웃기지 말라고 해. 인생은 더럽게 길어. 꽤 살았구나, 해도 아직 한참 남은게 인생이야...(중략)...60 넘어서도 자기를 즐겁게 해줄 수 있는게 뭔지 잘 찾아봐. 그걸 지금부터 슬슬 준비하란 말이야. 내가 왜 이 나이 먹고서도 매일 술을 마시는 줄 알아? 빈 잔이 너무 허전해서 그래." 


"적의 행군을 막으려면 술과 고기를 베풀어라." 


"평생의 꿈을 가로막는 건 시련이 아니라 안정인 것 같아."


"초보 카레이서들은 매순간 가속페달을 있는 힘껏 밟으려고만 한대. 하지만 노련한 카레이서는 가속페달보다는 브레이크를 더 잘 쓴다는 거야."


"주사위를 수백 번, 수천 번 흔들다 보면 1부터 6의 숫자가 나올 확률이 각각 1/6에 가까워지듯 블랙잭의 카운팅도 게임이 거듭되면 될수록 평균치에 가까워진다. 그러니 단 한 번의 승부로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인생에서의 마법은 '끝이 있다는 것'을 의식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나는 몸으로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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