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하루

오늘이 내게 남은 단 하루인 것 처럼

리뷰/도서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나를 돌아보기

eJungHyun 2015. 11. 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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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국내도서
저자 : 김새별
출판 : 청림출판 2015.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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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내려 놓은지 두 달이 지났다.

직전에 머리가 아픈 책을 읽었던 지라 가볍게 읽어 내려갈 책을 찾아들었더랬다.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책의 여운이 길기도 했고, 이런 저런 생각들이 정리가 되지 않았다.


떠난 이들의 마지막 흔적을 정리하는 유품 관리사.

작가의 직업은 유품 관리사다.


작가는 자신이 유품 관리사가 된 계기가 된 사건을 시작으로, 직업 활동을 하면서 겪었던 다양한 에피소드를 전한다. 각각의 사건들을 바탕으로 느꼈던 것들을 하나씩 풀어내는 형식이다.

조용히 홀로 골방에서 죽어간 사람들의 이야기부터 9시 뉴스를 장식하며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까지.


행복한 죽음, 따뜻한 죽음, 아름다운 죽음, 안타까운 죽음, 쓸쓸한 죽음, 고독한 죽음, 슬픈 죽음,,

아마 죽음이 주는 감정은 다양할 것이다.

각각의 사건에서 작가는 죽은 이들이 남은 이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남기고 싶었는지 상상해 본다.

나는 이 책에서 작가가 전하는 죽은이들의 메시지가 작가의 상상 혹은 기대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실제로 죽은 이들이 유언을 남긴다 할 지언정, 그것 또한 진심이었는지를 가늠할 수는 없으니..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두 가지를 전하고 싶었던 듯 하다.


하나, 자신이 겪은 다양한 죽음을 전해 살아있는 우리의 삶을 돌아보았으면

또 다른 하나, 유품 관리사라는 직업에 현실



내가 느낀 이 두 가지를 실행해 보기로 했다.



유품 관리사라는 직업이 과연 어떤 것인지 알아보기


유품 관리사란 무엇일까?

열심히 검색해 보았지만, 검색되는 결과는 그리 많지 않다. 

그저 직업의 이름으로 미루어 알 수 있는 정도가 다는 아닐 것이라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죽음에 관련된 단 한톨의 단어를 전하는 것조차 온라인에서 환영받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은 확실히 받았다. 


사람들은 정말 죽은 이들과의 관계를 두렵게 생각할까?

내가 숨쉬는 이 공간에 함께하지 않는다는 것이 두려움의 대상이 된 것은 

나 스스로의 생각이 원인이 아니라 아주 오래전부터 전해내려온 어떤 사회적 문화적 습관 같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의 삶을 돌아보기


내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두가지다.

아주 오래전부터 내 삶의 중심이 되는 가치다.

하나, 있을 때 잘하자.

둘, 딱 하루.


있을 때 잘하자.

같은 일이 반복되고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시들해지기 마련이다.

사람, 일, 물건 무엇하나 다른 것 없다는 것이 내 결론이다.

특히나 나는 오랜동안 반복되는 것에 대해 금새 싫증을 내는 편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을 놓치고 난 후 후회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깊은 사랑을 받으면, 너무나 당연하게 오랫동안 그 사랑이 유지되면, 익숙해지고 심지어 귀찮아지기도 한다.

부모 자식 관계, 친구와의 우정, 남녀간의 사랑, 직장동료와의 전우애(?), 

모든 것들이 그렇다.

이직 직후, 내 진가를 보여주겠다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회사 책상에 엉덩이를 붙이고 있었다가 시들해 진 것이라던가. 처음 사서 애지중지 했던 나의 삼다수(3DS)가 이제는 아무 책상 위에나 나뒹굴고 있어도 가슴이 아프지 않은 것이라던가.


하지만, 익숙해졌던 모든 것들 중 진짜가 분명 있다.

없어도 전혀 지장없는, 사실은 내 인생에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던 일들이 사실은 더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놓치고 있었던 중요한 것들. 

그것들은 꼭 다시 내 것으로 만들 수 없는 지경이 되어서야 진짜였다는 것을 깨닫게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잠들기 전에 항상 물어본다.

나는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에 잘하고 있는가.




딱 하루.

이 문구는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갖게된 pcs폰 바탕화면에 입력해 두었던 문구다.

돌이켜보면 나는 그 때부터 거의 6~7년 이상을 지독한 사춘기를 겪었던 것 같다.

매 순간이 분노, 외로움, 고통이었다.

내게 닥친 모든 일들을 그 누구에게도 도움 받고 싶지 않았다.

숨을 쉬는 한 모든 상황에서 무언가 선택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은 때였다.

딱 하루는, 선택을 하는 순간에 내가 마지막으로 묻는 질문이다.

오늘이 내게 남은 딱 하루 뿐이더라도 이 선택을 하겠는가.

오늘이 내게 남은 딱 하루 뿐이라면, 나는 이것을 해야 행복하겠는가.




불현듯 다른 이들은 어떤 가치를 중심에 두고 살아가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나는 이렇게 두 가지를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이 것이면 앞으로 내가 겪게 될, 수 많은 죽음들 앞에서 평화로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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