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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도서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본의아니게 세상을 뒤흔든 할배

eJungHyun 2015. 7. 1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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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저자
요나스 요나손 지음
출판사
열린책들 | 2013-07-25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100년간 전 세계를 누비며 역사의 현장 한복판에 본의 아니게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이 이야기는 100년을 꽉 채워서 산 스웨덴 출신 알란 할배의 도주로 시작된다.

그날은 온 동네방네 손님을 초청한 본인의 100세 생일파티 날이었다.

이 할배는, 기가 막히게도 100살이 된 본인의 몸뚱이가 견딜줄 알았는지 양로원 2층 자신의 방에서 뛰어내린다.


호기심이 많고 즉흥적인 알란이 도대체 어떻게 엄격한 통제 속에 관리되고 있는 양로원에 들어가 살게되었는지부터 의문이었다.

어쨌든, 알란은 2층에서 뛰어내렸다. 어디 한 군데 부러지거나 상한 곳 없이 멀쩡히 그는 양로원에서 탈출했다.


여기까지는, 왠 할배가 양로원에서 도망친 이야기가 무슨 베스트셀러 1위나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드는 조금 진부한 이야기다.

그러나 문장은 다르다.

작가가 전하는 문장의 힘.

소설의 문장에서는 알란이 움직이는 사소한 동작이나 숨소리까지 느껴지는 듯하다.

알란이 순간 순간 선택을 할 때의 감정, 생각의 선이 내가 마치 알란 곁에서 직접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약 50일간의 도주 생활

2005년 어느날, 알란이 양로원을 탈출한 그 날부터 약 50일간의 도주 생활이 이어진다.

이 도주 이야기도 참 혀를 내두르게 한다. 

엉뚱하고 예측 불가능한 알란의 행동이 글을 따라 움직이는 내 눈에 속도를 붙이고 히죽히죽 웃게 만든다.

도주 중에 만나는 사람들은 또 어찌나 다들 특이한지 모든 캐릭터들이 매력이 철철 넘친다.



1905년부터 2005년까지 100년간의 기가막힌 스토리

다양한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100년간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사건을 시간순으로 나열하지 않고 조각조각 읽는 사람의 뇌를 자극하도록 배열해 놓은 구성을 보니,

편지 글을 조각조각 순서 없이 붙여 놓은 "위험한 관계" 라는 소설이 문득 생각이 났다.

과거와 현재를 나열하는 입장에서는 비선형적이지만, 전체적으로는 과거의 어느 순간에서부터 2005년으로 차근차근 따라가게 된다.


50일간 도주하면서 적재적소에 알맞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 것이 우연이었다면,

그 많은 사람들을 설득하는 논리와 능구렁이 같은 말솜씨, 막힘없이 다재다능함을 뽐낼 수 있었던 모든 순간들은 필연이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과거는 알란의 현실을 비추어 주는 거울이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흥미진진하고 맛깔스럽게 묘사하는 감정선이 일품이다.



역사의 왜곡?

황당하고 콧웃음을 치게 만드는 에피소드가 끊임없이 등장한다.

마오쩌뚱, 스탈린이 왠말이냐 했는데 결국은 김일성, 김정일까지 등장한다.

"이 작가 뭐지? 참신할세." 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부터는 언제 다 읽었는지 모르게 책장이 넘어가고 있었다.

역사를 잘 모르는 사람도 신나게 읽을 수 있을듯 하다. 아니, 어쩌면 정말 알란같은 존재가 엉뚱하게 세상을 뒤흔들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당시의 진실이 무엇이었을지 호기심을 자극하는 상상력이 짜릿하다.




알란은 오래전 그날이나 지금이나 항상 일관적이다.

매 순간 자신을 기쁘게 해줄 것들을 선택하고 망설이지 않는다.

주변을 의식하기 보다는 자기 자신에 촛점을 맞춘다.

소설을 읽는 내내 흥미진진한 알란의 이야기가 나를 기쁘게 함과 동시에 나는 순간순간 행복한지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었다.






"진실만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은 내 이야기를 들을 자격이 없단다."


요나스 요나손의 감사의 글에는 그가 글을 쓰는 상상력의 근원을 말해주는 듯 하다.

이 여름에 시원하게 웃을 수 있게 해주는 100세 할배 알란을 만나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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